
영어 동사 중에는 특히 전치사 하나로 뜻이 달라지는 표현이 많은데(일명 구동사라고 불린다), 이걸 잘 쓰면 말이 좀 덜 거창해져서 올해는 좀 전략적으로 익혀 보겠다고 다짐했는데 벌써 올해도 절반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삑! 맥락타임🕰
무서운 영화를 보고 나온 컵헤드, 머그맨 형제는 인제 겁이 없어진 것 같다며 “귀신 같은 게 어디 있어?” 외치며 호기롭게 공동묘지를 지나는 지름길로 가 보기로 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형제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귀신들을 만나게 되는데…

- Oof! 놀랐지!
- Knock it off. 작작해.

We got a real problem here.
일이 좀 꼬였네.
Knock it off는 “그만 좀 해.” 같은 뜻인데(stop it), 이 단어를 검색해 보면 친한 사이에만 쓰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말이 좋을까 고민해 보다가 갑자기 내가 좋아하는 한국어 10선에 드는(?) 단어, “작작해”가 떠올랐다. 근데 사실 저 맥락에서는 “눈치 챙겨” 같은 말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이렇게 재밌는 한국어 표현들이 생각나면 기분이 좋은데, 영어도 꾸준히 공부해서 이런 기분을 영어로도 더 자주 느껴 보고 싶다.
그리고 서양 문화권의 ghosts는 왠지 “유령”이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막상 대사에는 “귀신”이 더 잘 붙는 기분이라서 여전히 좀 고민하는 중이다. 예전에 〈슈퍼내추럴〉 몇 개 회차를 작업한 적이 있는데, 이 장르의 온갖 존재가 다 출몰하는 드라마라서 적당히 뭉뚱그리는 게 불가능하다 보니 머리가 복잡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머릿속에 좀 더 잘 정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기억이 있다. 이것도 올해는 좀 더 해 봐야지.
이 만화 틀어놓고 졸다가 어느새 마지막 회차까지 재생이 끝나서 다른 예고편 재생 중에 잠에서 깼다. 다시 봐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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