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성당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늦게 도착해서 들어갔더니 한창 미사가 진행 중이었다. 일행에게 “앞에 신부 있는 거 맞죠?” 물었더니, “네, 그런데 신부가 총 4명이에요.”라는 대답이 돌아와서 키득키득 웃었다.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에도 딱 이런 말장난이 되게 자주 나온다. “priest school(신학교, 신부학교)”을 빠르게 말해서 상대가 “preschool(유치원)”으로 알아듣고 되묻는 장면인데, 한국어에서는 이걸 그대로 살릴 수는 없고 대신 bride(결혼하는 신부)와 priest(가톨릭 신부)를 이용해 말장난을 하게 되는데, 맥락에 따라 대사 가공이 살짝 까다롭다.

”말장난” 하니까 비슷한 예시가 하나 더 떠오른다. 〈보잭홀스맨〉에 극중 8-90년대에 유행했던, 말(Horse)이 주인공인 ‘Horsin’ Around’라는 가상의 시트콤이 등장하는데, 이 제목이 “요란하게 장난치다”라는 어감을 담고 있어서, “말장난”이 원문처럼 “말”이란 단어를 포함하면서도 제법 의미가 통하게 잘 어울리는 번역 제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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